게임에 들어갈 부분적인 기믹과 캐릭터를 구상하거나 "재밌을 것 같은" 게임을 메인기믹부터 가격책정까지
당장이라도 만들 수 있을때까지 기획하는 것은 나의 소소한 취미 중 하나다.
지금 당장의 꿈은 3D모델러지만 언젠가 기획자도 해보고 싶고 여러 과정들이 필요하겠지만 게임 디렉터가 되어
개발 최전선에서 싸워보고 싶은 사람으로써
최대한 다양한 게임을 해볼려고 노력하는 중인데(맛있는걸 먹어보지 못한 요리사는 맛있는 요리를 만들지 못한다)
그렇게 게임들을 탐구하던 중 내가 구상했던 것과 매우 비슷하게 구현해낸 게임들을 만날 때가 있다.
요즘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은 [저지아이즈:사신의 유언]인데
작년 패링을 메인으로한 액션 게임을 진지하게 기획 했던 적이 있는데
그 중 마리오와 파쿠르에서 영감을 받은 벽점프 공격과 적 뛰어넘기 기믹이 있었는데
저지아이즈 이 게임에도 "삼각점프"와 "적 뛰어넘기"가 내가 구상했던 것과 매우 유사했다.(물론 세세한 부분이 좀 다르긴 하다.)
게임을 하면서 정말 놀랐다. 이 기믹을 처음 생각해냈을 땐 와 나 존나 천잰데?? 라는 생각에 엄청 신났었는데
내가 구상했던걸 누군가 이미 구상했었고 심지어 구현해서 게임으로 만들다니 나같은 하룻 강아지는 아직 한참 남았던 것이다.
이 외에도 당시엔 정말 이세상에서 본적도 없고 나온다면 분명 재밌을 것들이
나중에 알고보니 이미 있다거나 신작 게임에서 등장한다거나 그런 경우가 더러 있었다.
어찌보면 이것은 좋아했던 상대가 누군가와 연애를 시작한 것을 보고 "내가 먼저 좋아했는데..!"하고 주먹을 불끈 쥐는 것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이 찌질한 상황을 전문용어로 BSS라고 한다.)
내가 아무리 완벽한 기획을 해도 세상에 먼저 내놓은 놈이 임자인 것이다. 그것에 대고 내가 먼저 생각한거야!(그렇지도 않다)하는 것은 "재밌는"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으로써 옳지 않다.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는 상황에서
"완벽한 오리지날"을 추구하는 것은 조금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한다.
그런건 존재할 수 없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곳에서 영감을 받아가고 창작 과정 중 무의식에 있는 영감들이 나타난다
정말로 순수한 무언가가 있다면 아마도 그건 재미 없을 것 같다.
짠맛만 나는 음식이라니 누가 먹어 그걸?
이 세상에 없는걸 찾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이미 있는 것들을 개량하고 다른 것들과 융합해낸다면
그것이 사람들이 그 게임을 찾게되고 사랑하는 이유가 될 수 있는건 아닐까?
발견과 발명 그리고 개량과 보완은 서로 뗄 수 없는 존재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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